왼쪽 입술이 약간 처진 것처럼 보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공개돼 뇌중풍(뇌졸중) 후유증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 TV는 8일 오전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일성 15주기 중앙추모대회 장면을 전하면서 행사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내보냈다. 행사장에 등장하는 모습부터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묵념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내보냈는데 김 위원장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입술의 오른쪽 꼬리는 살짝 올라가고 왼쪽 꼬리는 밑으로 처져 있다. 이광수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눈은 마비가 안 돼 있고 입술 주위만 약간 처진 것으로 봐서는 중추성 신경마비, 즉 뇌에 손상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음이 이상하다거나 왼쪽 팔이 마비됐는지는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실제로 뇌중풍으로 인한 후유증인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경미한 뇌 손상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보면 얼굴살이 더 빠지고 머리숱이 많이 빠졌으며 앉은 자세도 왼쪽으로 약간 기운 모습을 보여 건강 상태가 올해 초보다 안 좋아졌음을 추측할 수 있다. 민양기 한강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걸음걸이나 장시간 동안 한 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으로 봐서는 심각한 뇌경색 후유증인 것 같지는 않다”면서 “체중이 줄고 얼굴 표정이 초췌해 보이는 것은 뇌경색 이외의 다른 내과적인 건강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