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0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패키지는 미국 단독이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과 조율 과정을 거쳐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내 중견 언론인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포괄적 패키지에는 새롭고 매력적인 요소들도 있겠지만 이것들이 무상으로 오는 것은 아니며 북한이 포괄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포괄적 패키지는 비핵화 과정 중 일부만 합의하고 보상하는 과거의 단계적 부분적 협상이 아니라 북한 핵무기 대량살상무기(WMD),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까지 모두 해결한다는 것”이라며 “북-미 관계 정상화 등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대가도 포괄적으로 제시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포괄적 패키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것으로 미국 측은 이를 ‘그랜드 바기닝(grand bargaining)’이라고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캠벨 차관보는 이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과 만나 대북정책 공조 방안 등을 협의한 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태국으로 떠났다. 북한은 이번 ARF에 박근광 외무성 무임소대사(부상급)를 대표로 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