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치러진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중립 성향의 권영세 의원(3선·영등포을·사진)이 당선됐다.
권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유권자인 서울시당 대의원으로부터 1062표를 얻어 805표를 얻은 전여옥 의원(재선·영등포갑)을 눌렀다. 권 의원은 중립성향 의원들과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또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과 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들, 이상득 의원 측에서도 권 의원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 의원을 민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전 의원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그동안 서울 지역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친이재오계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권 의원을 지지한 한 초선 의원은 “이 전 의원은 경선 직전까지 서울시 당협위원장들을 상대로 전 의원의 지지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이 여성이라는 점과 호불호가 뚜렷한 그의 스타일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없지 않다.
권 의원은 이날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열세력을 확실히 막아 내겠다”면서 “여러분이 열심히만 하면 지방선거 공천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경선은 화합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화합보다 다른 것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의 경쟁이었다”며 자신이 내세운 ‘화합’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중간평가가 될 것”이라며 “쇄신위원회의 새로운 공천방안을 적극 반영해 자의적으로 특정 계파를 공천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1년의 서울시당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수도권 선거를 주도하게 된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