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7일 라디오·인터넷 특별대담에서 출구전략(Exit Strategy), 미디어관계법, 개각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 출구전략 공식 견해 처음 내놔
이 대통령은 “‘이제는 (경제위기 극복) 이후를 대비해야 할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있다. 출구준비라고 말을 합니다만, 그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부양책으로 풀린 돈을 다시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이 출구전략에 대해 공식 견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본보 7월 25일자 A1·3면 참조
이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불균등 회복’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재정 투입 여력이 줄어 민간 투자에 크게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중 유동성 회수 등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 방송통신 표준 우리가 만들어야
이 대통령은 “우리의 선진화된 정보기술(IT)을 앞세워 세계에서 방송 통신이 융합되는 데 있어서 우리가 표준을 만들어야 하며 이것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디어법 처리 절차의 적법성 논란에 대해 “국회의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세계 모든 사람이 쳐다보고 있다. 한국이 도대체 왜 방송미디어법을 갖고 (여야가 몸싸움을 벌이며) 저렇게 하느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미디어법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 종식을 당부한 것이다.
○ 국제사회 위상 걸맞은 인사해야
이 대통령은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사 구상에 대해 “사람을 내쫓고 새로운 사람을 들여오는 것으로만 근원적 쇄신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각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할 때 하더라도 쇄신이라는 측면보다는 효율을 더 높이고 더 성과를 내기 위한 차원에서 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놀라울 정도의 위상이 되어 있다. 그러니까 거기에 걸맞은 인사도 하고, 너무 국내 정치용으로만 인사를 다뤄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인을 입각시키더라도 국제적 감각과 전문성을 지닌 인물을 기용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8월 초 휴가 전에 검찰총장과 공정거래위원장 인사를 단행하고 휴가를 다녀온 뒤 적절한 시기에 청와대 참모진 개편 및 개각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