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기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본인이 직접 구조조정 현황을 챙길 뜻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아직도 비상경제체제다.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하고 “금융 관련 부처들은 매달 구조조정 추진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연말까지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 보유 비율을 총여신의 1%로 낮추는 내용의 ‘기업구조조정 추진상황 및 금융회사 부실채권 정리계획’을 보고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은 19조6000억 원으로 총여신의 1.5%다. 이를 1%로 낮추려면 약 6조5000억 원어치를 팔아야 한다. 여기에 하반기에 새로 발생할 부실채권을 고려하면 은행들이 연말까지 정리해야 할 규모는 20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8월 중순까지 은행별로 부실채권 감축 목표를 확정한 뒤 분기별로 이행 실태를 점검해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가 좋아질 때 우리가 (성장)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문제 및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마련과 관련해서는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가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꼭 이뤄야 할 과제라는 사명감을 갖고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선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이 기존에 밝힌 대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