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 공격헬기(AH-64)를 2012년까지 모두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군 소식통은 2일 “미 국방부는 미2사단이 운용 중인 아파치 공격헬기 1개 대대(24대)를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는 2012년까지 한반도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파치 헬기의 철수는 한국군의 국방개혁 및 전시작전권 전환, 주한미군의 재편에 따른 한반도 전장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2004년 10월 주한미군 감축에 합의하면서 미2사단 소속 아파치 헬기 3개 대대 중 1개 대대를 철수하고 나머지 2개 대대는 최신형(AH-64D)으로 교체했다. 이어 미군은 올해 3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재배치하기 위해 아파치 헬기 2개 대대 중 1개 대대와 운용 병력 500여 명을 철수해 현재는 1개 대대만 남아있다.
아파치 헬기는 유사시 북한의 대규모 기갑부대를 최전방에서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아파치 전력이 전면 철수할 경우 일정 수준의 전력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국군은 아파치 헬기 전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격헬기 부대를 창설하거나 한국형 공격헬기를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미연합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미 양국은 아파치 헬기 완전 철수 문제를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동아일보가 아파치 헬기 1개 대대의 추가 철수 계획을 단독 보도했을 때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 등은 이를 부인하다가 6개월여 뒤 철수 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미군은 올해 3월 이뤄진 아파치 헬기 1개 대대의 추가 철수에 따른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에 순환 배치됐던 F-16 전투기를 F-15 전투기로 교체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수원에 배치된 F-16기 12대를 철수시키고 그 대신 미국 본토에 있던 F-15기 12대를 운용 병력 400여 명과 함께 20일경 군산기지에 배치할 예정”이라며 “F-15기는 6개월여간 한국에 머물며 이후에는 다른 전력이 F-15기를 대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