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은 사전선거용” “대리투표 입증하는 자료”

  • 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2일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내부 문건을, 민주당은 미디어법 통과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며 각각 상대 당의 ‘사전선거운동’과 ‘대리투표’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위쪽 사진)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민주당 전병헌 의원(아래쪽 사진 오른쪽)은 국회에서 각기 자신들이 준비한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내부 문건을, 민주당은 미디어법 통과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며 각각 상대 당의 ‘사전선거운동’과 ‘대리투표’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위쪽 사진)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민주당 전병헌 의원(아래쪽 사진 오른쪽)은 국회에서 각기 자신들이 준비한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 ‘민주-언소주 연대’ 문건 공개
민주 ‘신문법 표결 당시 동영상’ 공개
미디어법 비방전 가열

한나라당은 2일 “민주당이 미디어관계법 반대를 명분으로 벌이는 장외투쟁이 실제로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 준비 활동임을 보여주는 민주당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며 이 문건을 공개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미디어법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대리투표를 했다는 정황 증거”라며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고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 민주당 언소주 등과의 연대 논란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이 이날 공개한 민주당 내부 문건에는 “1000만 명 서명 운동 추진을 위해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 등과의 ‘결합’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언소주는 대표 김성균 씨(43) 등이 동아, 조선일보에 광고를 중단하고 한겨레, 경향신문에 광고를 하도록 특정 기업에 요구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의해 기소된 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해에도 광고주들에게 전화를 걸어 광고 중단 운동을 한 혐의로 회원들이 대거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장 사무총장은 “이 문건은 지난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된 것으로 특정 언론을 겨냥한 단체와 연대하겠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의 장외투쟁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이 문건에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 가담했던 인터넷 동호회들이 적극적으로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이 문건은 실무자가 만들어 최고위원회의에 참고용으로 보고한 것일 뿐 실제 (언소주 등과 연대할) 계획은 없다”고 반박했다.

○ 불법 사전선거운동 vs 정치공작

한나라당은 또 문건 내용 중 ‘부산-경남지역 홍보활동은 당 지지도 제고 및 양산 재선거 대비’ ‘충북지역 홍보활동은 한-자(한나라당-자유선진당) 연대 겨냥 및 지방선거에 대비’ 등의 대목을 문제 삼아 “민주당이 불법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이 특정인을 겨냥해 잇달아 집회를 열거나 계획하는 것도 불법 낙선운동”이라며 “민주당의 불법 행동에 대한 법률적 검토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문제가 된 부분은)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의 내부 문건이나 훔쳐보는 행태는 과거의 ‘공작 정치’를 연상케 한다”며 “문건 입수 경위부터 밝히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사전선거운동 논란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민생탐방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 민주당 장외투쟁

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아성인 대구에서 열린 거리 선전전에는 200여 명이 모였다. 정세균 대표는 “‘언론악법’이 시행되면 지방언론은 죽고 재벌방송이 허용되며 수구언론을 중심으로 여론이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역정서를 감안한 탓인지 박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발언은 없었다.

한편 민주당 대리투표채증단장인 전병헌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리투표 행위를 입증하는 자료”라며 신문법 표결 당시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석 재석(在席) 버튼이 눌러진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 이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는 장면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이 동료 의원석의 투표용 컴퓨터 스크린을 만지는 모습 등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대구=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