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의료단지 선정 논란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당초 계획과 달리 2곳이 선정됨에 따라 집적단지로서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올해 4월 3차례 열린 ‘의약품, 의료기기 전문가 회의’에서는 중복 투자를 막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위해서는 단지를 분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정부는 4일 4차 회의에서 복수단지 선정으로 방침을 바꿨고 10일 5차 회의에서 이를 재의결했다. 발표 직전 정부 입장이 바뀐 것을 두고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10일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치적 고려가 아니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전 장관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이 다수의 의료단지를 조성했다는 점과 단지 간 경쟁과 특화를 유도해 성과 도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2개의 집적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입지선정 평가단장인 장종환 녹십자 부사장은 “분야별 전문성과 지역균형을 고려해 선발된 60명의 평가위원이 5∼8일 현장실사와 합숙평가를 했다”며 평가 과정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평가위원 심사에서는 △의료기관 유치 및 정주 가능성 △우수 의료연구개발 인력 연계 △국토 균형 발전 등 6개 항목에 가중치가 부여돼 최종 2곳이 선정됐다. 가중치 항목 중에 특히 국토 균형 발전에 방점이 찍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 균형 발전 항목은 수도권 외 전 지역에 해당되는 것이라 사실 가중치를 부여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대형 국책단지가 조성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나서며 과열 양상이 빚어진 것도 복수 선정의 배경으로 보인다. 원래 입지를 선정하기로 했던 것은 지난해 12월이었으나 올해 6, 7, 8월로 3차례나 연기되자 지자체마다 홍보예산이 불어나고 지자체 간 비방전도 심해졌다. 지자체들은 행정소송, 별도 단지 추진 등의 배수진을 치며 복지부를 압박해 왔다.
복수 지역이 선정되면서 당초 투입 예정이던 5조6000억 원보다 예산이 늘어나고 민간 투자가 분산돼 두 지역 중 경쟁우위에 있는 곳으로 기업들이 쏠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