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사진)가 지원 유세에 나설지에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재선거 승패에 사활을 건 당 지도부로서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의 손길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장광근 사무총장은 14일 한 라디오에서 공개적으로 박 전 대표에게 ‘SOS’를 보냈다. 장 총장은 “박 전 대표는 선거 전반에서 파급력과 영향력이 있다”며 “협조를 강력히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재선거 공천심사위에는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분이 참여해 과정의 공정성, 투명성만 보장되면 박 전 대표가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월 재선거에서 박희태 대표의 경남 양산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야당은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몰아갈 태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선거라는 점도 여권에는 부담이다. 패배의 충격파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직접 유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최근 미디어관계법 처리를 지지하고, 대통령 특사 자격을 수락한 것을 계기로 선거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직접 유세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원칙론 때문이다. 친박계의 한 중진은 “재선거의 윤곽이 드러나는 10월 초가 돼야 지원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절충점이 있을 수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지 않는 대신 친박계 의원들이 적극 선거 지원에 나서는 방식이다. 박 전 대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당을 ‘나 몰라라’ 한다는 당내 비판을 피하는 한편 박 전 대표가 나섰는데도 선거에 참패할 경우 입게 될 정치적 타격을 비껴갈 수 있는 다목적 카드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공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박 전 대표 측이 공천 결과에 공감한다면 박 전 대표가 직접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