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7일 돼서야 玄, 김정일 만났다

  • 입력 2009년 8월 17일 03시 02분


5차례 체류 연장 끝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이 1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현 회장과 김 위원장, 현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앉았고, 그 뒤로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 최규훈 현대아산 계약지원실장이 섰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5차례 체류 연장 끝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이 1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현 회장과 김 위원장, 현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앉았고, 그 뒤로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 최규훈 현대아산 계약지원실장이 섰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현정은, 대북사업 재개 요청한 듯… 北 “따뜻한 담화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난 뒤 오찬을 함께했다.

북한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날 오후 9시경 “김정일 동지가 남조선 현대그룹 회장을 접견했다”며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이 여기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방송들은 “김정일 동지는 이어 현 회장과 일행을 위해 오찬을 마련했다”며 “(현 회장은) 석상에서 김정일 동지에게 선물을 드렸고 김정일 동지는 사의를 표하고 현대그룹의 선임자들에 대해 감회 깊이 추억하면서 동포애의 정 넘치는 따뜻한 담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의 만남은 현 회장의 방북 7일째에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나 오찬까지 함께한 것은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에 북측이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다만 현 회장은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 씨(44)를 석방한 것에 감사를 표시하고 향후 금강산 관광 및 개성 관광 재개,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 등 경협사업에 대해 북측의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17일 7박 8일 동안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개성공단 현지에 체류 중인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함께 귀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 측은 현 회장의 귀환 직후 방북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유 씨 석방에 이어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의 만남이 성사된 것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 만난 것은 2005년 7월과 2007년 10월, 11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현 회장은 당초 방북 이틀째인 11일 김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만남이 계속 지연됐다. 한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함흥 및 원산 일대 현지지도(시찰) 일정 때문이었거나 현 회장을 만나는 문제를 고민하다가 그냥 돌려보낼 경우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관측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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