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노는 DJ 구명운동 인연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한 외국 조문사절단은 김대중 정부 시절 각국의 외교수장을 지내거나 한반도 정책을 담당했던 인물들이 많았다.
명망 있는 지한파 인사 10명으로 꾸려진 미국 조문사절단은 장례식 하루 전인 22일 미 공군기를 이용해 오산을 통해 입국했다. 조문단에는 전직 대(對)한국 외교정책 담당 관료가 대거 포함됐다.
조문단 대표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2000년 10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등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을 이끌었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남북정상회담 당시 주한 대사로 한미 간 가교 역할을 했다. 도널드 그레그,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대사,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짐 리치 전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 해럴드 고(고홍주) 국무부 법률고문도 조문단으로 참석했다.
중국 조문단은 조문특사인 탕자쉬안(唐家璇) 전 국무위원과 현직 외교부의 한국 담당자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탕 전 국무위원은 1998∼2003년 외교부장을 지내며 김 전 대통령과 깊은 교감을 나눴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인 2004년 6월에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의 회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청융화(程永華) 주한 대사, 후정웨(胡正躍) 외교부 부장조리 등도 조문단에 포함됐다.
일본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과 외무성 간부를 조문단으로 파견했다. 고노 전 의장은 1973년 김 전 대통령이 도쿄에서 납치된 뒤 구명운동에 나서면서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러시아는 별도의 조문 사절단을 보내지 않고 글레프 이바셴초프 주한 대사가 조문했다.
이 밖에 까싯 삐롬 태국 외교장관, 키에우 칸하리트 캄보디아 공보장관, 마리 팡에스투 인도네시아 무역장관, 레 체 레옹 말레이시아 외교장관, 페르난두 아라우주 동티모르 국회의장, 배리 데블린 한·캐나다 의원친선협회 공동회장, 미셸 게리 프랑스 상원의원, 아가피토 아키노 전 필리핀 상원의원, 앤서니 번 호주 통상 담당 정무차관 등 모두 12개국 조문사절이 방한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