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 통합 씨앗 심고 영원의 길로…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어제 영결식 엄수
시민들 “편히 잠드소서” 마지막 길 배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일 영결식과 안장식을 끝으로 영면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광장에서 국장(國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이희호 여사 등 유족을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 내외,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 12개국의 조문사절단 등 2만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영결식은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의 조사와 평화민주당 총재권한대행을 지낸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의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와 김대중평화센터, 서울광장과 서울역을 거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해 안장됐다. 이희호 여사는 서울광장에서 잠시 차에서 내려 “화해와 용서의 정신, 평화와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길 간절히 원하며, 이것이 남편의 유지(遺志)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김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방한한 외국 조문사절단을 잇달아 접견하면서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산업화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앞당기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신 분”이라며 “슬픔을 함께하기 위해 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안장식이 끝난 뒤에도 시민들은 서울광장과 대표 분향소가 설치된 여의도 국회 부근에서 밤늦도록 고인을 추모했다. 행정안전부는 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날 오후 6시까지 국회 대표 분향소 2만 명을 비롯해 전국 184곳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72만2746명이 조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6일간의 국장 기간 내내 남북 및 동서 간 화해와 용서, 통합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역, 이념, 계층, 정파의 대립과 갈등이 해소되는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정치권 내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가 미디어관계법 처리 이후 냉각된 여야관계를 해동시킬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조건 없는 등원론’을 강조하며 국회 내에서 정치, 민생 문제를 협의하자고 민주당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투쟁을 벌여 왔던 민주당은 내부 의견수렴을 통해 원내외 병행투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