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국군포로 소련이송 일부증언 확보”

  • 입력 2009년 8월 28일 03시 00분


軍 “결정적 증거는 확보못해”

국방부는 27일 6·25전쟁 당시 국군포로가 강제로 소련으로 끌려갔다는 ‘국군포로 소련 이송설’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 활동을 벌인 결과 이에 부합하는 일부 증언을 확보했지만 사실 여부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문성묵 군비통제차장은 이날 “국방부는 국군포로 수천 명이 소련으로 강제 이송됐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군사편찬연구소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지난해 12월부터 조사를 벌였다”며 “연구 결과 이송설 사실 여부를 규명할 생존자나 러시아 문서 등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이날 배포한 ‘6·25전쟁 중 국군포로의 소련 이송 관련 연구’ 책자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옛 소련 강제수용소가 위치해 있던 시베리아 마가단 지역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다. 또 6·25전쟁 중 미군포로 및 실종자에 대한 미-러 합동연구조사 보고서를 수집해 분석하고 옛 소련 지역의 6·25전쟁 참전자 및 목격자 등 국내외 관련자들을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1958년 함경북도 양정국 공급과장을 지낸 탈북자 박모 씨로부터 “정전협정 무렵 1개 연대 규모(3000여 명)의 국군포로를 청진∼두만강역∼하산역을 통해 소련으로 이송했다는 문서를 확인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또 마가단 수용소에서 귀환한 한 독일군 포로는 “1951년 9월 남한군 포로 50명을 수용소에서 목격했고, 이들은 전쟁 초기 북한군에 포로가 됐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소련 군정기 반공주의자로서 1954∼1979년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서 수형생활을 했던 박재욱 이종순 임동열 씨 등은 “마가단 노동수용소에는 북한에서 온 노동자가 많았지만 국군포로가 왔다는 소문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엇갈린 진술을 했다.

1993년 8월 26일 작성된 미국 국방부의 ‘한국전쟁 포로들의 소련 이동 보고서’는 강상호 전 북한 내무성 부상과 1953년 5월 이 문제를 심층 보도한 미국 에스콰이어지의 시그먼드 나고스키 기자의 진술을 토대로 6·25전쟁 당시 국군포로 수천 명이 미군 등 유엔군과 함께 소련으로 끌려갔다고 기술하고 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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