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뇌중풍 후유증 벗어나고 있다는데… 암페타민 복용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 모습. 연합뉴스 ☞ 사진 더 보기
▲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 모습. 연합뉴스 ☞ 사진 더 보기
北 주민들에 ‘특효약’ 소문
‘얼음’ ‘장군표맥주’로 통칭
노인들 비상약으로 보관도

북한에서 마약인 메스암페타민(히로뽕)이 뇌중풍(뇌졸중) 특효약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군표 맥주’를 사용해 뇌중풍 마비 후유증에서 벗어났다는 말이 북한과 중국 국경 일대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군표 맥주는 중국에서 히로뽕을 지칭하는 은어.
히로뽕 밀매에 관여한 적이 있는 한 북한 주민은 최근 통화에서 “북한에서는 ‘얼음’이 뇌중풍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어 노인이 있는 집에서는 비상약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히로뽕을 ‘얼음’ ‘아이스’ ‘빙두’ 등의 은어로 부른다.
이 주민은 “뇌중풍으로 쓰러졌던 환자가 얼음 연기를 일곱 번 흡입하고 깨어난 사례도 알고 있다”면서 “얼음을 조금씩 쓰면 뇌중풍 마비도 풀리고 혈전도 용해되는 등 사향보다 훨씬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얼음’은 북한에서 g당 북한 돈 6만 원가량(약 2만 원)에 팔린다. 반면에 ‘얼음’을 사용한 사람들에게선 식욕이 감퇴하지만 활동량은 매우 증가하고 살과 머리카락이 급속히 빠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한다.
북한의 김 위원장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4월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이 다리를 절룩거리고 입 오른쪽 꼬리가 올라가는 등 마비 후유증이 있었지만 히로뽕이 혈전을 용해한 덕에 지금은 마비가 풀렸다는 것이다. 3월에 김일성대 수영장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몸이 심하게 야위고 머리숱이 많이 줄어든 것이라든가, 아프다면서도 올해 현지지도 활동이 작년보다 몇 배나 활발해진 것도 그 증거로 꼽힌다. 살이 급격히 빠지고 탈모가 오며 활동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 히로뽕 복용자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세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히로뽕을 복용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약인 메스암페타민 대신 전문의약품으로 한때 뇌중풍에도 사용됐던 암페타민을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 효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편이다. 암페타민에 메틸기(CH3)를 추가하면 메스암페타민이 된다. 둘은 효과가 비슷하지만 각성 작용과 중독성은 후자가 더 높다.
윤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장은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임상실험에서는 암페타민이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어 일부 재활의학 쪽에서 쓰기는 한다”면서도 “수년간의 연구로 암페타민의 효과는 ‘별로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뇌경색 치료에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모키수면센터 신홍범 원장은 “암페타민은 실제로 뇌중풍 뒤 회복기에 간혹 사용하고 현재 미국 국립의료원(NIH)에서 뇌중풍 치료제로 실험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아직 의학적인 효과는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