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와 회동한 데 이어 다음 주 박근혜 전 대표와도 만날 예정이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다”면서 “가급적 이번 주에 만나려고 준비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음 주에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헝가리 덴마크 유럽연합(EU) 등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 전 대표가 방문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그러나 단순한 방문 성과 보고를 넘어 최근 당정청 인적개편 이후의 정국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변인은 “두 분이 만나 간단히 인사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비중 있는 큰 의미를 가진 만남이 될 것이 분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 대표, 장광근 사무총장 등 일부 당직자와 조찬 회동을 했으며 정 대표와는 조찬 후 20분간 단둘이 만나 정국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동서고속도로 구상을 언급하며 “새만금과 연결되는 동서고속도로를 만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예산이 16조 원인데 22조 원으로 잘못 알려져 있고, 그 가운데 8조 원은 수자원공사가 맡아 하기로 돼 있는데 4대강 사업 예산 때문에 내년 예산이 줄어든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4대강 살리기는 유엔환경계획(UNEP) 성장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친환경 녹색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자꾸 선거 이야기를 하면 살기가 힘든 서민들은 짜증이 난다”며 다음 달로 예정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분위기가 조기에 과열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정례적으로 (대통령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당의 다른 지도부나 중진 일반 의원들까지도 대통령과 더 많이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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