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황강댐 방류로 남쪽에 물난리가 나리라고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심지어 전략전술 차원에서 수공(水攻)을 연습하고 남측의 대비 태세와 피해 상황을 점검했을 가능성도 있다. 4000만 t을 방류해 이 정도 혼란과 인명피해를 초래했으니 장마철에 황강댐 저수량(3억∼4억 t)을 몽땅 쏟아 부으면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지도 모른다. 물은 우리에게 소중한 자원이지만 북에는 대량살상무기인 셈이다.
북의 이런 악행에도 친북세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8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북침 전쟁연습을 즉각 중단하라”고 성명을 냈던 진보연대와 민주노총도 이번엔 조용하다. 우파단체인 라이트코리아가 “‘우리 민족끼리’를 외치면서 북한을 드나들던 단체와 정당에 속한 자들은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에 의해 총격 사살됐을 때도 그랬고, 왜 이번 사태에 모두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가”라고 성명을 냈다.
자칭 진보진영이라고 일컫는 친북 좌파단체들은 2002년 6월 13일 편도 1차로 좁은 갓길을 걷던 두 여중생을 미군이 미처 못 보고 장갑차로 친 사고를 ‘미군에 의한 한국 여중생 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촛불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미2사단은 사고 닷새 뒤 추모 행사를 가졌고 주한 미군사령관과 주한 미국대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사과를 표했으나 이들 단체는 촛불시위를 2002년 대선 때까지 확산시켰다.
이른바 진보세력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일말의 양심이나 균형 감각이 있다면 무고한 야영객을 사망케 한 북의 물 폭탄을 규탄해야 마땅하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불법 폭력시위를 일삼는 사람들이 유독 북의 악행에 침묵하는 속내를 우리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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