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상도동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정 대표를 비롯해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 조윤선 대변인, 정양석 대표비서실장 등이 함께 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정 대표의 취임에 대해 "축하한다"면서 "그러나 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다수의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으니까 책임이 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에 대해 묻는 정 대표에게 김 전 대통령은 "요즘 너무 무리를 해서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하면서, "오늘 아침에도 걸었는데 걷는 것이 제일 좋은 운동이다. 기분이 상쾌하면 좀 빨리 걷고 그렇지 않으면 천천히 걷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이 학창시절에 축구선수 활동을 한 것에 대해 환담을 나누면서, 현 국회의 여야관계에 대해서도 얘기를 꺼냈다.
정 대표는 "대통령께서 의원을 하실 때에는 여야 간에 동대문운동장에 가서 야구시합도 하고 그랬다는 말을 들었다"며 "지금 우리 국회는 여야의원들 간에 사이가 너무 멀어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그 때 여야 의원들이 야구를 한 일이 있다"며 "무료입장을 시키니까 국민들이 무조건 (내가 소속된) 야당을 지지했다. 그 바람에 다시는 안 하겠다고 해 (더 이상) 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하라´라는 말을 항상 유념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과 정 대표는 현 대북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 대표는 "북한이 갑자기 물을 방류하고 플로토늄 외에도 우라늄을 만들었다거나 또는 만들겠다고 하는데, 우리 국회 내에서 여당과 야당이 북한의 이런 일에 관해서 한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UN을 중심으로 해서 북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도 ”대북한 관계는 이야기가 같아야 된다"고 "이번에 그런 것(임진강 방류사고)은 인도적 입장에서 용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이번에 방류한 물은 몇천만t인데 나중에 그 주변까지 방류하면 몇억t도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그러면 더 큰 일이 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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