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내년도 국방예산에서 방위력개선비가 군의 요구 수준보다 대폭 감액될 경우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올해 5월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이 전작권 전환 계획의 차질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국방예산이 군의 요구 수준을 크게 밑도는 선에서 결정될 경우 전작권 전환 연기론이 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서종표 의원에게 제출한 ‘2010∼2014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군은 내년도 국방예산의 방위력개선비를 올해보다 11.7% 늘어난 9조6205억 원을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는 5.5% 이상은 힘들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청와대 보고문건에서 방위력개선비를 큰 폭으로 감액하면 전작권 전환에 따른 한국군 주도의 작전 수행체계 구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국가재정 여건을 고려해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수정 보완했음에도 추가로 예산을 축소하면 개혁 추진에 필요한 다수 전력의 실전배치 계획에 심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대외적으로 국방개혁 추진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구심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관련부처의 내년도 국방예산 감액 방침이 굳어지자 이상희 국방장관은 지난달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윤진식 경제수석비서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예산 감액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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