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지난해 4월 이봉화 당시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농지매입을 위해 위장전입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공무원 신분으로 위장전입을 한 이 차관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전 차관은 위장전입 사실에 다른 흠결사항이 더해져 낙마했다.
지난달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엔 김 총장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자 박 의원은 "위장전입 한 번 하지 않고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나는 부모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인지 자괴감마저 든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핵심 당직자는 "위장전입 문제를 공직자가 우선 지켜야 할 덕목으로 비판해 온 박 의원이 위장전입 문제로 곤욕을 치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혀를 찼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도 박 의원의 과거 논평을 상기시키면서 "대법관이 법과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자리임은 박 의원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박 의원은 이제 자신이 했던 말과 글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민노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민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배우자인 박 의원은 선진당 대변인으로서 자신의 위장전입 사실에 대해 논평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고 싶다"고 따졌다.
한편 민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이 '민 후보자와 박 의원이 모두 1990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 MBC 사원아파트(박 의원은 MBC 기자 출신)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허위로 주소지 신고를 했다'고 추궁하자 "법을 위반한 데 대해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민 후보자는 박 의원이 결혼 1년 뒤인 1985년 도곡동 사원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시댁에 단독 세대주로 위장전입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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