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드디어 와주셨군요”

  • 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피츠버그 6·25참전 老兵들
10년 모금끝에 추모비 세워

미국 피츠버그를 가로지르는 앨러게니 강변에는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비가 자리 잡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이명박 대통령이 정상회의 참석길에 방문해 헌화하면서 주목받았지만 기념비가 들어서기까지는 참전용사들의 숨은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1991년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6·25전쟁 참전용사 에드워드 스티븐스 씨(76)는 TV를 시청하다 화가 치밀었다. 전몰장병 추모 프로그램에서 6·25전쟁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것. 스티븐스 씨는 “전우들이 청춘을 불사르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운 노력이 잊혀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곧 피츠버그의 참전용사들을 규합했다. 참전용사들은 풋볼경기장, 야구장, 공원 등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벌였다. 10년 가까이 끈질기게 노력한 끝에 120만 달러를 모아 1999년 7월 기념비를 건립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 어느 곳에서도 도움을 받지 않고 이룬 성과였다.

스티븐스 씨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6·25전쟁을 잘 모를 수도 있고 자유가 당연히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념비에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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