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추석 상봉 행사가 26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시작돼 남측 이산가족 97명이 북한에 사는 가족 228명과 60여 년 만에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이번 상봉행사에선 특히 국군포로 한 가족과 납북 어선 동진 27호 선원 두 가족이 '특수 이산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다.
상봉단을 이끌고 방북한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북측 상봉단장인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금강산에서 첫 면담을 갖고 "향후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적십자 차원의 인도주의 사업을 더욱 활발히 벌이자는 뜻을 나눴다"고 한적 관계자는 소개했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 총재와 장 위원장은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이뤄진 단체 상봉장을 찾아 남북 이산가족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단체상봉 후 북측이 금강산호텔에서 마련한 환영만찬 때 유종하 총재는 답사에서 "적십자의 사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중단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이제는 남북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역설했다.
북한의 장재언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북과 남으로 갈라져 있던 혈육들의 유대가 다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바로 6.15(공동성명)의 넋인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라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만이 이산가족의 앞날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상봉에서 국군포로 이쾌석(79)씨는 남한의 동생 정호(76), 정수(69)씨를, 1987년 1월 납북된 동진 27호 선원 노성호(48)씨는 남측 누나 순호(50)씨를, 역시 동진호 선원 진영호(49)씨는 누나 곡순(56)씨와 각각 상봉했다.
국군포로 이쾌석씨는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징집됐다가 실종됐었다.
이산가족 면회소는 작년 7월 완공됐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 빈 건물로 있다가 이번에 처음 가동됐다.
단체 상봉 뒤 이산가족들은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상봉 첫날 행사는 남북관계 경색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때문인지 다소 긴장감이 돌았으나 북측 행사 요원들의 태도는 협조적이어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남북 가족들의 건강에도 큰 문제는 없었다.
행사 이틀째인 27일 오전에는 금강산호텔에서 가족별 상봉을 하며 오후에는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온정각 앞뜰에서 야외 상봉을 한다.
남측 방문단은 28일 금강산호텔에서 북측 가족과 작별 상봉을 한 뒤 돌아온다.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2차 행사에선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99명이 역시 금강산 면회소에서 남한 가족 449명과 만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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