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만난 국군포로 형 “어머니는…” 26일 오후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에서 남측 이정호 씨(왼쪽)가 국군포로인 형 이쾌석 씨를 안고 흐느끼고 있다. 59년 만에 동생을 만난 쾌석 씨는 어머니가 13년 전 세상을 떠났다는 말에 “나는 어머니를 잊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6일 금강산에서 시작됐다. 이번 행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처음이고 2007년 10월 17∼22일의 제16차 상봉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남북은 지난해 7월 말 완공된 금강산면회소를 단체상봉 장소로 처음 이용했다. 가족 상봉을 희망한 남측 97명이 북측에서 찾아준 가족 228명(국군포로 1가족, 납북어선 선원 2가족 포함)과 26일부터 28일까지 1차 상봉을 하며,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북측 상봉 희망자 99명이 남측에서 소재가 확인된 가족 449명과 2차 상봉을 한다. 이번 1차 상봉에서 국군포로 이쾌석 씨(79)는 남한의 동생 정호(76), 정수 씨(69)를 만났다. 또 1987년 1월 납북된 ‘동진27호’ 선원 노성호 씨(48)는 남측의 누나 순호 씨(50)와, 같은 배 선원 진영호 씨(49)는 누나 곡순 씨(56)와 각각 상봉했다. 남측 단장으로 방북한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6일 환영만찬 답사에서 “적십자사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이제는 남북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시기”라고 역설했다. 유 총재는 27일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이 ‘이번 상봉은 북에서 특별히 호의를 베푼 것이다. 이에 대해 남에서도 상응하는 호의를 표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