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예천군에서 농사를 짓던 로씨는 6.25 전쟁이 일어난 1950년 북쪽 의용군으로 나가 지금껏 소식이 없었다.
가족은 모두 로씨가 숨진 것으로 생각했다. 당시 딸 선자씨는 5살, 아들 영식씨는 2살이었다. 16세에 결혼한 뒤 23세에 남편과 헤어진 장씨는 지금까지 재혼을 하지 않고 홀로 농사일을 하며 두 자녀를 키웠다.
장씨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대화가 어렵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듣고 딸 선자씨에게 "(남편을 남쪽으로) 모시고 올 수 있느냐"고 물었다. 선자씨가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하자 장씨는 "그러면 내가 (북쪽) 가서 살 수 있느냐"라고 다시 물었다고 한다.
선자씨는 29일 금강산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강원도 속초에서 공동취재단과 만나 "우리야 조심하면 되는데 어머니가 아버지를 만나면 '당신 따라간다'고 할까봐 그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봉에는 장씨와 선자씨, 선자씨의 남편 권승환(67)씨, 로준현씨의 두 남동생 가현(78)씨와 호현(72)씨가 함께한다. 상봉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남쪽 가족이 5명으로 제한돼 있어 아들 영식씨는 참석하지 못했다.
가족은 로씨에게 전할 선물로 옷과 내복, 미숫가루, 시계, 설탕 등을 준비했다고 한다.
(속초=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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