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아동 성범죄자 사회서 격리”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이사 가도 신상정보 공개해야”… 국감에선 ‘화학적 거세’ 논란도

이명박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아동 성범죄자는 재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상정보 공개 정도를 높여 사회에서 최대한 격리시키는 게 필요하다”며 이른바 ‘나영이 사건’에 대한 추가 대책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아동 성폭력 범죄자는 해당 거주지 주민들이 인지할 필요가 있고, 이사를 가더라도 이사한 동네 주민들이 그 위험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욱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맞벌이 부부 자녀들이 등하굣길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며 “자녀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게 ‘아동지킴이’ 제도의 확대 시행 등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더 굳건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열린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장에서는 아동청소년성폭력범의 재범을 막기 위해 성기능을 억제하는 ‘화학적 거세’ 논란까지 등장했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캐나다처럼 성폭력범은 ‘화학적 거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주무부처인 복지부 장차관이 이 사실에 너무 소홀한 것 같다”고 추궁했다. 변웅전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은 “나영이란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범인의 이름을 딴 ‘조두순 사건’이라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8일 총리실 국무차장 주재로 여성부, 법무부, 복지부 등 부처별 아동성폭력 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화학적 거세 (chemical castration):

성욕에 관여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약물이나 여성호르몬 주입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여성호르몬 복합물인 ‘데포프로베라’를 주사한다. 그러나 ‘거세’라는 용어가 신체를 훼손한다는 의미인 데다 범죄를 약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시각이 담겨 있어 반감도 없지 않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