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오늘 한중일 정상회담 앞두고 당일치기 방한 왜?

  • 입력 2009년 10월 10일 02시 58분


“한국 좋아하는 마음 전하고싶어
취임후 첫 양자회담국으로 선택”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한국서 첫걸음 의미도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전 당일치기로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이유는 뭘까. 더욱이 두 정상은 지난달 유엔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1차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하토야마 총리의 이번 방한은 지난달 16일 총리 취임 후 양자대화 차원의 첫 해외 방문이다. 일정이 빡빡한데도 한국을 먼저 들른 뒤 중국으로 간 것이다. 이 대통령은 9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 관계가 그만큼 가깝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도 “여러분과 한국 문화를 상당히 좋아한다. 그런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 총선 직전인 6월에도 한국을 방문했다. 총리가 된 지 3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첫 해외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한 것도 역시 그러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총리는 자신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우려고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회견에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 양국이 중심이 돼 더욱더 많은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심화시켜 가면서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구상을 실현시키는 데 한걸음 한걸음을 내디디고자 하는 마음을 이 대통령과 공유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정부는 이번 방한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일관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일각에선 하토야마 총리 방한의 이면에는 동북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을 먼저 방문하는 모습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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