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국감 ‘병역비리자 1.5배 복무’ 싸고 갑론을박

  • 입력 2009년 10월 1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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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면탈 막을 방법” “썩어봐라式 곤란”

‘입영신검 이원화’ 등 비리방지책 제안
‘軍가산점 부활’ 여부 놓고도 찬반격론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는 입영대상자들의 병역면탈을 막기 위한 대책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이날 병무청이 보고한 ‘병역면탈 범죄 방지대책’의 실효성과 문제점을 따졌다.

병역면탈범의 복무기간을 1.5배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은 “군복무 연장은 현장지휘관에게는 골치 아픈 일이 될 것”이라며 “정상적으로 입대한 경우에도 문제 있는 병사가 생기는데 이런(군에 오기 싫어하는 범죄자를 군대에 더 있게 할) 경우 정말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병역비리를 저지르면 ‘군대 가서 더 썩어봐라, 고통을 주겠다’는 뜻인 것 같은데, 군복무를 징벌 수단으로 하는 게 국가가 할 일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종달 병무청장은 “현실적으로 병역면탈을 막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군복무 가산점제 부활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찬성 의견을 밝히면서도 군복무 가산점제 부활을 위한 제도 정비를 당부했다. 홍 의원은 “여성, 장애인 등 신체적 이유로 군대를 못 가는 사람과 군 가산점 적용자가 경쟁하도록 할 경우 또다시 위헌 판결을 받을 것”이라며 “현역 복무한 사람과 나머지 남성들 사이에 차등을 주는 것은 위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청장은 “그런 식이 된다면 군 가산점제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병역자원의 수급 문제 해결, 의무복무자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군 가산점제는 하루빨리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국방부, 병무청 차원으로만 보지 말고 넓은 시각을 갖고 사회 공론화를 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병역면탈을 방지하기 위해 군 가산점제를 부활하는 소탐대실을 해서는 안 된다”며 “병역자에 대한 우대조건으로 인센티브를 준다는 발상이 헌법에 맞지 않다면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병역면탈을 막기 위한 나름의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은 건강한 입영대상자가 현역 입대를 원할 경우 병무청이 아닌 병무청 지정병원에서 간단한 징병검사를 하고, 건강 이상을 이유로 입영을 꺼리는 대상자가 정밀신체검사를 신청할 경우에만 병무청에서 정밀검사를 하도록 이원화하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운영하면 정밀신검 대상자에 대한 집중 조사와 추적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눈으로 식별되는 장애인과 에이즈 환자 등을 제외하고는 일단 입영하도록 한 뒤 신체 및 정신적 능력에 맞는 보직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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