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휴일인 11일 경기 수원시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들렀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오전 수원시 정자동의 한 노인정에서 배식봉사를 했으며, 정세균 대표는 비슷한 시간대에 광교산 등산로 입구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양당 대표는 오후엔 수원 장안의 10·28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각각 참석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13, 14일 후보자 등록을 거쳐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국정감사가 한창이지만 양당 지도부에 이번 재·보선 결과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국감 못지않게 중요하다.
○ 정몽준 대표, 조기전대 논란 잠재울까
6선의 정몽준 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소속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해외 국감을 포기했다. 정 대표가 국감에 불참한 것은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박희태 전 대표의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로 지난달 7일 대표직을 승계한 정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 승부를 걸었다.
만약 4월 재·보선처럼 10월에도 전패를 한다면 지도부를 바꾸자는 조기전당대회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대표가 아닌 만큼 현재의 정몽준 체제에 대한 당내 일각의 견제가 거세질 수 있다. 반면 재·보선 5곳 중 3곳 이상에서 승리한다면 정 대표는 남은 임기인 내년 7월까지 거대 여당의 ‘간판’으로 건재할 수 있다. 정 대표 측은 최소한 2석만 건져도 당내에서 큰 분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 전대를 주장했던 이재오 전 의원 측 일각의 움직임이 그가 국민권익위원장이 된 뒤 주춤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당내에선 경남 양산과 강원 강릉을 우세지역, 수원 장안을 경합지역으로 보고 있다.
○ 정세균 대표, 리더십 위기 벗어날까
정 대표는 9월 정기국회 시작 이후 미디어법 거리투쟁의 후유증과 당 지지율 정체의 늪에 빠져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정 대표가 4월 재·보선 때 수도권 승리 및 전국 정당 건설을 명분으로 내세워 정동영 의원의 탈당을 불렀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2곳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당내에서 조기 전당대회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 대표는 우선 상대적으로 판세가 유리한 경기 안산 상록을에 집중할 태세다. 그는 11일 “수도권 승리를 위해 일단 안산 상록을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손학규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수원 장안과 세종시 논란의 영향권에 있는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한편 강릉 재선거와 관련해 민주당 홍준일 예비후보와 무소속 송영철 예비후보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송 후보로 단일화하는 데 합의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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