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중순까지 지방자치단체 통합과 관련한 주민 여론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일부 지역에서 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과장되게 퍼뜨리는 ‘통합 괴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통합이 되면 쓰레기소각장 등 혐오시설이 들어서고, 재정 자립도가 떨어진다는 등 내용도 다양하다. 대부분 실체적인 근거 없이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들로 통합에 반대하는 지자체나 관련 정치인이 악의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으로 정부는 추정한다.
행정안전부는 충북 청원군에서 “청주와 통합되면 혐오시설이 대거 몰려온다”는 주장이 퍼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두 자치단체가 통합하면 청원군민은 청주시 화장장 이용비용을 30만 원에서 6만 원으로 줄일 수 있다. 청주시 쓰레기매립장은 지금도 청원군 발생량을 감당하고 있다.
2014년이면 경기 구리시가 서울로, 경남 진해시 동부지역은 부산으로 편입된다는 주장도 주민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다. 행안부는 광역행정구역 단위를 넘나드는 통합은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남양주-구리, 안양-군포-의왕 등이 통합되면 각각 남양주와 안양에 각종 편익시설이 집중되고 나머지 지역은 변두리화한다는 주장도 퍼지고 있다. 통합 부작용 주장과 함께 일부 지역에서는 통합반대 서명운동을 공무원이 주도하는 것으로 행안부는 파악하고 있다. 윤종인 행안부 자치제도기획관은 “자율 통합은 대상 지역의 균형발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편익시설이나 기피시설이 한쪽으로 집중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일부 공무원의 반대 운동이 복무규정 위반인지를 검토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통합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주장에 “근거 없다”고 일축하는 것은 1995년과 1998년 성사됐던 도농 통합시 출범 결과 때문이다. 통합 이후 소각장, 화장장 등 주민 혐오시설 신설 현황 조사 결과 도시지역에는 83개가 설치돼 농촌지역 78개보다 오히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농 통합시 출범 이전 해당 지역 공무원은 5만1375명(1993년)이었으나 통합 후(2008년 12월)에는 5384명이 감소되는 효과도 거뒀다. 이에 따라 도농 통합시의 세출 예산 중 인건비 비중은 통합 전 19.8%에서 11.3%로 줄어들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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