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의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MBC TV ‘100분 토론’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 교수와 KBS 2TV ‘스타골든벨’의 진행자 김제동 씨의 교체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이 이날 방문진 국감에서 손 교수 교체의 진위를 질의하자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정확히 모르며 엄기영 사장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엄기영 사장은 이날 MBC 업무보고에서 같은 질문에 대해 “(교체는)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제작진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며 “프로그램이 오래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MBC는 11월 중순 가을 개편 때 출연료 절감 차원에서 ‘100분 토론’으로 연간 2억 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는 손 교수를 내부 진행자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손 교수가 그대로 진행한다.
KBS가 김 씨에게 9일 교체 통보를 한 것에 대해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정부에 비판적인 MC를 교체한 것은 아니냐”고 물었고 송훈석 의원(무소속)도 “사장 연임을 위한 비위 맞추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편성권은 방송사에 있는데 김 씨의 교체를 국감에서 다루는 것 자체가 방송 자유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순 KBS 사장은 이날 김 씨가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의 사회를 본 것이 교체 사유인지를 묻는 질의에 대해 “가을 개편을 앞두고 3차례나 제작진 회의를 거쳐 교체를 결정했으며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말했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쇠고기 편에서 PD와 작가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면 마치 세상에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보도했다”며 게이트키핑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김 이사장은 “엄 사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을 통합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검찰-경찰 ‘공안 사범 리스트’ 엇갈린 답변
경찰과 검찰이 1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안사범 조회 리스트’와 관련된 자료의 관리 및 책임 소재를 놓고 엇갈린 답변을 내놓았다. 경찰은 입력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에서는 몇 년 전부터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공안사범 관리 시스템 공개 여부를 놓고 경찰청 국감이 1시간 동안 정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경찰의 공안사범 리스트 작성에 대해 “경찰은 입력 작업만 하고 있을 뿐 공안사범 관련 자료는 법무부에서 주관해 관리해왔기 때문에 경찰로서는 잘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법사위 국감에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에서는 공안사범 조회 리스트 운용을 안 하고 있고, 경찰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른다. 훈령 자체는 폐지되지 않았으나, 국민의 정부 때인 2002년부터 공안사범 자료로 관리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2004년에도 (정보를) 입력한 사실이 있다. 공안자료 관리 위원장인 법무부 검찰국장의 지시나 동의 없이 경찰청이 독자적으로 공안자료를 입·출력하고 수사의 증거서류로 제출하는 게 가능한 일이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참가 혐의로 이모 씨가 기소되면서 이 씨의 남편과 부친의 시위 전력이 담긴 공안사범 조회 리스트가 법정에 증거로 제출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이날 열린 경찰청 국감에서는 경찰청이 업무현황을 보고하기 직전 행안위 소속 의원 24명에 대한 홍보 형식의 동영상을 5분간 상영해 빈축을 샀다. 조진형 위원장은 “질의할 시간도 부족하니 앞으로 이런 영상은 틀지 말아 달라”고 지적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警 “입력 작업 계속” 檢 “우린 관리 안해”
경찰청, 행안위 의원 홍보동영상 틀어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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