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포기 징후 안보여” 공동대응 강조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0월 26일 03시 00분


■ 李대통령 ‘아세안+3 정상회의’ 마치고 귀국
동남아 순방 ‘그물망 외교’
亞신흥국 리더로 입지 굳혀

동아시아정상회의 16개국 정상 - 아세안 사무총장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16개국 정상들이 25일 태국의 휴양도시 후아힌의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서 태국 전통의상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이명박 대통령,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 원자바오 중국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 뒷줄 왼쪽부터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아손 부파반 라오스 총리,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 테인 세인 미얀마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훈센 캄보디아 총리,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 후아힌=안철민 기자
동아시아정상회의 16개국 정상 - 아세안 사무총장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16개국 정상들이 25일 태국의 휴양도시 후아힌의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갈라 만찬에서 태국 전통의상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앞줄 왼쪽부터 이명박 대통령,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 원자바오 중국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 뒷줄 왼쪽부터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아손 부파반 라오스 총리,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 테인 세인 미얀마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훈센 캄보디아 총리,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 후아힌=안철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는 대화의 길을 계속 열어 놓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 1874호의 엄격한 이행 등 단합된 태도를 유지해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태국의 휴양도시 후아힌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오찬 발언에서 “최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 등 노력의 결과로 북한이 대화 복귀 의사를 표명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으나 아직 북한의 의도가 불투명하고 핵을 포기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역내 국가들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북핵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 구상을 설명한 뒤 “북한이 핵 포기 결단을 내리고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아세안+3) 정상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별도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양측의 관계를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한-베트남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아세안과도 이를 추진키로 한 것은 ‘신(新)아시아 외교’가 순항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경제 고문’으로 위촉한 인연이 있는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베트남과 같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자고 즉석 제안한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 기금 2억 달러 중 1억 달러를 아세안 협력사업에 활용하기로 했으며 15만 t 규모의 쌀을 한국 정부의 약정물량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태국 방문을 끝으로 5박 6일의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25일 오후 늦게 귀국했다.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아시아 역내 위상 제고를 위한 ‘그물망 외교’를 펼쳐 아시아 신흥국 리더로서의 자리를 굳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EAS에서 이 대통령은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회의 도중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대부분의 정상들이 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한국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를 축하하고 아시아 신흥국들의 의견을 대표해줄 것을 희망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도 24일 ‘아세안+3’ 업무 오찬 발언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처음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아세안+3 국가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가 회의 도중 “태국이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G20 회의에 참여했던 것처럼 내년 한국 회의에 아세안 의장국인 베트남도 참여했으면 한다”고 제안하자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캐나다 G20 회의는 한국이 공동 의장국이므로 캐나다와 협의해 참석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북핵 문제의 역내 공동 대응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 것도 소득이다.

한편 한중일 통상장관은 별도 회담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순조로운 준비를 위해 한중일의 기업 정부 학계가 참여하는 산관학(産官學)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후아힌=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967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5개국이 결성해 출발한 뒤 1980년대 브루나이, 1990년대에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참여해 10개 회원국 체제를 갖췄음.

아세안+3 정상회의
1997년 아세안 창설 30주년 정상회의에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정상을 초청하면서 시작.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가하는 지역 협의체. 2005년 첫 회의.
▼하토야마 “北 납치문제 해결땐 관계정상화”▼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무기, 일본인 납치 문제 등과 관련해 북한과 조건부 관계 정상화를 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는 21일 태국 ‘방콕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핵 야망을 포기하고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통신은 이어 “하토야마 총리는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북한과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북-일 평양선언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국교 정상화와 수교 후 일본의 대북 경제협력 등을 담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NYT - IHT “한국 ‘중간 강대국’으로 부상”▼
‘한국의 부상(浮上·South Korea Rising).’

24일자 뉴욕타임스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지에는 아시아에서 한국의 영향력 확대를 분석한 아시아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인 필립 보링 씨의 글이 실렸다.

보링 씨는 ‘한국의 부상’이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한국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언급하며 한국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중간 강대국’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동남아는 한국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비옥한 토양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응우옌민찌엣 베트남 주석이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는 지역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한국의 의지를 대변한다”고 분석했다.

칼럼은 이어 “최근까지 (아세안에서) 한국의 입지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름을 떨칠 자신감과 돈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아힌=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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