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남쪽 가슴은 따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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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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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에게 영어교육 시켜주고 싶다” “일자리 주고 싶다”
본보 ‘탈북 468명 집단입국, 그 후 5년’ 보도후 온정 잇달아

탈북자들의 삶을 처음으로 추적 보도한 동아일보 26일자 A1면.
탈북자들의 삶을 처음으로 추적 보도한 동아일보 26일자 A1면.
2004년 7월 집단 입국한 탈북자 468명 중 200명을 인터뷰해 한국 생활 5년을 보도한 동아일보의 탈북자 시리즈(26∼30일자)를 읽고 탈북자들을 돕고 싶다는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어 교육업체인 YBM시사 민영빈 회장(75)은 30일 “탈북자들을 위한 영어 교육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황해도 신천 출신인 민 회장은 2006년부터 올해 3월까지 탈북자를 대상으로 무료 영어 교육을 실시했다. 전국에 있는 YBM시사 어학원에서 성인과 아이들 모두 무료로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것. 민 회장은 “지원 예산만 2억3000만 원이었고 탈북자 1500여 명이 학원을 거쳐 갔다”며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 고민 끝에 무료 교육을 중단했지만 동아일보의 기획 시리즈를 접하고 다시 교육을 시작해야겠다는 뜻을 굳혔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탈북자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을 채용하고 싶다는 회사도 있었다.

북한에선 교사였지만 한국에 와서 식당일만 전전하고 있는 김지은(가명·29) 씨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김 씨의 사연을 접한 동양센서와 본푸드시스템은 동아일보에 채용 의사를 밝혔다.

경찰 “탈북자 정착 지원강화”

산업용 온도 센서를 만드는 회사인 동양센서 유종탁 부사장은 “목숨을 걸고 탈북해 힘든 고비를 꿋꿋이 이겨낸 김 씨를 통해 회사 직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가르치고, 김 씨에게는 가족 같은 회사가 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업체인 본푸드시스템은 기본 월급 120만 원을 제시했다.

일반 독자들의 성원도 이어졌다.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교장을 지내고 퇴임한 김병만 씨(71)는 “한국에 온 탈북자들이 넘쳐나는 외래어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사를 봤다”며 “한평생 영어를 가르친 경험으로 탈북자들을 돕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 충남 금산군에서 인삼농사를 짓는 김현우 씨는 몸이 좋지 않은 탈북자들에게 인삼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탈북자들의 신변 보호를 맡고 있는 경찰의 지원도 강화될 계획이다. 주상용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6일 본보의 기획시리즈 첫 회를 보고 관련 부서에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28일 광주에 사는 탈북자 410명에게 사회정착 지원에 대한 지방청장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경찰과 병원이 협약을 체결해 관내 탈북자들에게 의료 지원을 해주는 건강지킴이 서비스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탈북자 의료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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