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트월셔CC 비자금 파문 어디까지
골프장 사업 추진 공씨, 여권에 마당발 인맥
주민반발 무마 - 인허가 과정 금품로비 의혹
검찰, 공씨 비자금 사용처 전방위 추적 나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한나라당 당직자이자 ㈜스테이트월셔 회장 공모 씨(43·구속)가 한나라당의 K 국회의원 등 여권 정치인들과 두루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금품로비를 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자금추적을 벌이는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공 씨에게서 “K 의원 등 여권 정치인 3명에게 수천만 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공 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와 로비 대상 인물을 선별해왔다. 검찰은 공 씨의 진술을 뒷받침할 물증을 찾으려 공 씨가 조성한 비자금의 사용처를 따라가며 전방위로 계좌추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여권 핵심 인사들과 친분
검찰은 공 씨가 한나라당 당직을 갖고 있으면서 여권 핵심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 씨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을 때 컴퓨터에 담겨 있던 사진에는 K 의원뿐 아니라 현 정권 핵심 실세인 L 씨, 현직 국회의원인 Y 씨와 또 다른 K 의원, 전직 경찰 고위간부 K 씨 등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올해 7월 중국에서 공 씨가 K 의원, L 씨 등과 친밀한 포즈로 사진을 찍었으며 이들과 주점에서 서로 껴안고 찍은 사진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한다. 또 공 씨의 어머니 칠순잔치에 현직 국회의원 5, 6명이 참석할 정도로 정치권의 ‘마당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출신인 공 씨는 2007년 9월경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 캠프에서 일을 하면서 여권 인사들과 알게 됐다. 대선 후에는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을, 지금은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 정보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K 의원 측은 “공 씨와는 2년 가까이 알고 지내는 사이이고 친한 것도 맞는데, 돈을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공 씨는 K 의원에게서 여권 정치인들을 소개받았고, 올해 7월 한나라당 의원들과 중국에 갔을 때에도 K 의원과의 친분 때문에 동행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H 의원은 “서울시당 부위원장을 할 때 K 의원의 소개로 만났다”고 밝혔고, 또 다른 K 의원은 “공 씨가 직접 찾아와 후원금을 내려고 했는데 거절했다. 1원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검찰 수사의 관건은 공 씨가 돈을 건넸다는 상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진술하느냐와 이 진술을 토대로 불법자금이 오갔다는 것을 입증할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느냐이다. 공 씨의 여권 인맥에는 유력인사들이 적지 않아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게이트’로 번질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 장애물 많았던 골프장 사업
검찰은 뚜렷한 경력과 검증된 능력, 자금력이 없는 공 씨가 경기 안성시 보개면에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4년 5월 골프장 용지 매입을 시작해 3년이 넘게 걸린 인허가 과정과 1600억 원의 자금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정·관계를 상대로 금품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스테이트월셔 골프장은 80%의 용지만 매입하면 나머지 토지는 수용할 수 있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7년 4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어 그해 11월 안성시의 사업승인을 받은 뒤 매입되지 않은 나머지 토지와 건물을 수용했다. 용지를 전부 매입해야 사업승인을 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대부분의 골프장 허가에 적용됐던 ‘체육시설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가 커 골프장 사업 일정은 계속 지연돼 왔다. 당초 올해 골프장을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개장 시기가 미뤄졌다. 주민들은 “반대가 심한데도 당국이 토지를 수용하도록 했다”며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주민 동의서를 위조했다”며 최근 서울서부지검에 공 씨 측을 고소한 상태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안성=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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