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세종시 합의에 책임론 제기한다고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7일 03시 00분


朴, 정태근 대정부질문 직전 불러 반박

5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자신의 자리 옆을 지나가던 정태근 의원을 불렀다. 친이(친이명박)계인 정 의원은 잠시 후 나설 대정부질문에서 2005년 정치권의 세종시 합의와 관련해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할 계획이었다.

박 전 대표는 정 의원이 발언할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여야의 합의안은 충분한 당내 토론을 거쳤고 합의안을 반대한 사람의 요구로 표결에 부쳐 당론으로 결정됐다”며 정 의원의 지적을 미리 반박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세종시 여야 합의 당시 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원칙을 저버리고 열린우리당과 협상했으며 (의원총회에서) 재적 과반수도 안 되는 찬성 표결로 (세종시 건설법) 당론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여야 합의에 대해) 세종시 수정을 논하는 것은 너무도 정당한 국회의원의 권리이자 건강한 문제제기”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의 본회의장 의석 위에는 2007년 9월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가 충남 연기군 세종시 예정지를 방문했을 때 발언한 내용이 담긴 자료가 놓여 있었다. 당시 이 후보는 “나는 행정복합도시가 여기 오는 것을 반대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반대나 찬성의 문제를 떠나서 계획이 확정되었기 때문에 차질 없이 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지난 국회에서의 여야합의 과정을 잘 모르는 정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설명을 듣고도 당시 지도부를 비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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