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오자와 만나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방문에 나선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2일 일본 민주당사를 찾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과 만났다. 정 대표는 ‘생활정치’를 전면에 내건 일본 민주당의 개혁정치 노선에 공감을 표시하며 민주당 정권 출범을 축하했다. 이에 오자와 간사장은 “일본 민주당의 총선 승리는 자민당이 자멸한 결과였다. 자민당은 너무 오래 집권해서인지 국민에게 눈을 돌리지 않고 권력에 도취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또 북-일 관계와 관련해 “일본 민주당 정권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구애 받지 말고 북-일 관계 개선 문제와 관련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전했다. 납치 문제를 북-일 관계 정상화 교섭 재개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던 이전 정부와는 달리 유연해졌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재일동포의 지방참정권 문제와 관련해 “선거(일본 총선) 전에 민단과 약속을 한 것이 있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입법으로 시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면 한다”며 “우호관계라는 말은 외교적 수사(修辭)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친밀한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도 만났다. 정 대표는 “한국 민주당은 과거 두 차례 집권했지만 지금은 야당이 돼 일본 민주당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했고 오카다 외상은 “우리도 야당 시절 한국의 집권여당이자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언급했다”고 화답했다. 배석한 송영길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처럼 시행착오를 되풀이하다 10년 만에 정권을 내주지 않기를 바란다”며 ‘참회’ 섞인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정동영의원도 日 DJ추도식에 한편 무소속 정동영 의원도 이날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방문에 나서 정 대표와 ‘포스트 DJ(김대중)’ 경쟁을 벌이게 됐다. 정 대표와 정 의원은 13, 14일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서 잇따라 열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행사에 참석한다. 13일 도쿄 아사히홀에서 열리는 추도회에선 정 대표가, 14일 오사카 추도회에선 정 의원이 각각 추도사를 맡는다. 도쿄=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