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부끄러운 공직자 청렴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09년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5점을 기록해 180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39위를 차지했습니다. 부패인식지수는 공무원과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부패 인식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점수가 10점에 가까울수록 청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기업인과 애널리스트 같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1위를 차지한 나라는 뉴질랜드로 점수는 9.4점입니다. 덴마크가 2위, 스웨덴과 싱가포르가 공동 3위, 스위스가 5위로, 9점대의 점수를 기록한 나라는 이들 5개국입니다. 선진국들이 보통 7점 이상의 점수를 보이고 있으니, 우리는 아직 선진국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는 2005년도에 겨우 5점대로 올라서서는 계속 정체 상태입니다. 작년엔 5.6점에 40위였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나라치고는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이것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공직자들의 부패 정도는 국내 조사에서도 얼마든지 엿볼 수 있습니다. 작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0.5%가 '한국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작년 11월 국민권익위가 국내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2명이 지난 1년 사이에 공무원들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허구한 날 터져 나오는 게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와 비리에 관한 소식이고 보면, 국민이 실제 생활에서 경험하고 체감하는 부패의 정도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공직자들이 부패하다는 것은 인허가 같은 행정절차와 공공서비스가 왜곡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극소수의 특정인들은 그로 인해 이득을 볼지 모르나 다수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국가 기강이 해이해지고, 국가의 대외 신인도도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들 국가의 수준을 알아보려면 공무원들을 만나보라고 말합니다. 공직자가 부패한 나라치고 선진국이 된 경우는 없습니다.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려면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지, 해답은 자명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