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경기 평택시의 오산공군기지를 방문해 주한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주한미군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이동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20일 미군 전문지인 ‘성조’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여러분은 전쟁의 시기에 자원했고 위험한 곳에 배치될 수 있다”며 “여러분 가운데 많은 장병들은 이라크에서, 일부는 아프간에서 근무했고 다른 일부는 다시 (이라크와 아프간으로)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몇몇 미군 장병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지만 나머지 장병들은 엄숙하고 가라앉은 분위기를 보였다고 한다. 이런 반응이 나온 것에 대해 일부 장병은 “(중동지역으로의) 재배치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동료 장병들이 조만간 이라크나 아프간으로 다시 가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성조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는 아프간과 이라크에 미군을 증파하는 결정을 앞두고 주한미군을 포함한 모든 미군 장병에게 동참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는 “단순히 원론적인 발언일 뿐 주한미군 병력이나 부대의 중동지역 이동배치 가능성을 밝힌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이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중동지역 이동배치 가능성을 밝힌 데 이어 미군 통수권자가 같은 취지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한 것이어서 해석이 분분하다. 군 소식통은 “미국이 아프간 증파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한미 간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따라 해외로 이동배치하는 미군 부대에 주한미군 병력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