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軍 도약한 국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6·25때 21개국서 파병-군사원조 받아

2009년 14개국 717명 평화유지 활동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으로 탄생한 한국의 군사력은 병력 5만 명에 일본군이 남겨둔 구식 소총이 전부였다. 6·25전쟁 당시 1인당 국민소득 50달러로 동북아시아의 최빈국이던 한국은 미국 필리핀 터키 등 21개국(참전 16개국+의료지원 5개국)의 파병지원을 받았다. 휴전 이후에도 197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 소총부터 전차까지 각종 무기와 군사지식 등 군사원조에 크게 의존했다.

하지만 고도 경제성장과 함께 1991년 유엔 회원국으로 가입한 뒤 한국군은 1993년 소말리아에 공병대를 파병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 평화유지활동(PKO)에 적극 참여해 현재 세계 각지에서 평화유지 임무를 주도하는 ‘글로벌 군대’로 도약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현재 해외 파병활동 중인 한국군은 14개국, 717명이다. 이 가운데 310여 명은 유엔 평화유지군(PKF)으로 분쟁지역에서 정전협정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지뢰를 제거하는 등 군사임무를 수행 중이다.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에서 활동 중인 동명부대 장병들은 성공적인 평화유지 공로로 최근 평화유지군의 최고 영예인 유엔메달을 수상했다.

올해 4월부터 소말리아의 아덴 만 해상에선 청해부대가 다국적군에 소속돼 현지 해적들로부터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4500t급 한국형 구축함에 탑승한 장병들은 해적에 쫓기는 북한 선박을 비롯한 외국 선박을 구조하고 해적선을 붙잡아 억류 선원들을 구출하는 등 9차례에 걸쳐 해적 퇴치 성과를 거뒀다.

이라크 아르빌에서 4년 반 동안 의료와 건설 지원 임무를 완수하고 지난해 말 철수한 자이툰부대는 현지 주민들로부터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격찬을 받는 등 ‘피스 코리아(Peace Korea)’의 이미지를 세계에 깊이 각인시켰다.

내년 상반기에는 아프가니스탄에 지방재건팀(PRT) 보호 병력이 파병돼 동명부대와 청해부대의 명성을 잇게 된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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