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으로 탄생한 한국의 군사력은 병력 5만 명에 일본군이 남겨둔 구식 소총이 전부였다. 6·25전쟁 당시 1인당 국민소득 50달러로 동북아시아의 최빈국이던 한국은 미국 필리핀 터키 등 21개국(참전 16개국+의료지원 5개국)의 파병지원을 받았다. 휴전 이후에도 197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 소총부터 전차까지 각종 무기와 군사지식 등 군사원조에 크게 의존했다.
하지만 고도 경제성장과 함께 1991년 유엔 회원국으로 가입한 뒤 한국군은 1993년 소말리아에 공병대를 파병한 것을 시작으로 국제 평화유지활동(PKO)에 적극 참여해 현재 세계 각지에서 평화유지 임무를 주도하는 ‘글로벌 군대’로 도약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현재 해외 파병활동 중인 한국군은 14개국, 717명이다. 이 가운데 310여 명은 유엔 평화유지군(PKF)으로 분쟁지역에서 정전협정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지뢰를 제거하는 등 군사임무를 수행 중이다.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에서 활동 중인 동명부대 장병들은 성공적인 평화유지 공로로 최근 평화유지군의 최고 영예인 유엔메달을 수상했다.
올해 4월부터 소말리아의 아덴 만 해상에선 청해부대가 다국적군에 소속돼 현지 해적들로부터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4500t급 한국형 구축함에 탑승한 장병들은 해적에 쫓기는 북한 선박을 비롯한 외국 선박을 구조하고 해적선을 붙잡아 억류 선원들을 구출하는 등 9차례에 걸쳐 해적 퇴치 성과를 거뒀다.
이라크 아르빌에서 4년 반 동안 의료와 건설 지원 임무를 완수하고 지난해 말 철수한 자이툰부대는 현지 주민들로부터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격찬을 받는 등 ‘피스 코리아(Peace Korea)’의 이미지를 세계에 깊이 각인시켰다.
내년 상반기에는 아프가니스탄에 지방재건팀(PRT) 보호 병력이 파병돼 동명부대와 청해부대의 명성을 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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