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화합 만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가운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왼쪽)이 건배하고 있다. 이날 만찬 비용은 상도동계에서 부담했다. 김경제 기자
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YS 주재로 ‘화합 만찬’을 가졌다.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대규모 회동을 한 것은 첫 직선제로 치러진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DJ와 YS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이후 22년 만이다.
만찬에는 YS와 DJ가 1984년 손잡고 만든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멤버를 중심으로 양 측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동교동계에서는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김옥두 윤철상 이훈평 전 의원 등 60여 명이, 상도동계에서는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특보,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 박관용 전 국회의장,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홍인길 전 대통령총무수석비서관, 이원종 전 정무수석비서관 등 40여 명이 각각 참석했다. YS 차남 김현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DJ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은 전날 ‘DJ 추모 기도회’에서 만난 데 이어 이날도 자리를 함께 했다.
YS는 인사말에서 “크나큰 정치인이자 우리 정치 사회의 거목이었던 DJ의 서거에 대해 진심으로 가슴이 아프다”며 “모두가 숨죽이고 있던 그때(1980년대) DJ와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장한 각오로 무섭게 투쟁했다”고 회고했다. YS는 만찬장을 떠나며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도동과 동교동이 만나 이렇게 흐뭇한 적은 없었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화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양 측은 앞으로 정례 모임을 해나가기로 했다. 동교동계 한 참석자는 “정례모임과는 별도로 매년 1월 1일엔 세배를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에 초청을 받지 못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희호 여사와 함께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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