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통합위 출범… 위원장에 고건 前총리
4대강 등 정치 현안보다 용산참사 같은 사회갈등 논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23일 정식 출범하는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에 고건 전 국무총리(사진)가 임명됐다. 청와대는 21일 “고 전 총리는 서울시장과 총리 등 요직을 거치며 오랜 기간 경륜을 쌓았고 통합적 이미지, 중도실용의 철학, 도덕성과 투명성 등 역량과 인품을 두루 갖췄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적임자로 거론돼 왔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사통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따뜻한 자유주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하겠다”고 약속한 기구다.
청와대는 당초 이르면 9월 위원회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인선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면서 발족이 미뤄졌다.
4개월여 만의 산고 끝에 닻을 올리게 된 사통위는 관계부처 장관 등 당연직 위원 16명과 고 전 총리를 포함한 민간위원 32명 등 총 48명으로 구성됐다. 정운찬 총리는 위원이 아니지만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다.
맹형규 대통령정무특보는 “700여 명의 리스트를 만들어 후보군을 좁혀 나갔다. 사통위에 참가하겠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우리가 (참여를) 요청한 분들 중에선 선뜻 하겠다는 분이 많지 않았다”며 “대부분 삼고초려해 모신 분들”이라고 밝혔다.
과거 정권에서 일했던 인사 중에선 김대중 정부의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노무현 정부의 라종일 전 주일대사, 김희상 전 비상기획위원장,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 이원덕 전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출신지역별로는 영남과 호남권을 10명과 9명으로 비슷하게 맞췄으며 충청권(6명), 수도권(4명) 강원·제주(2명) 기타(1명, 중국 만주) 순으로 뒤를 이었다.
사통위의 역할은 세종시나 4대강 등 정치 현안보다는 사회적 갈등 요인을 해소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는 “위원회는 현실 정치사안에 휘말리지 않고 용산참사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소하는 절차를 제도화하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통위는 산하에 계층분과, 이념분과, 지역분과, 세대분과 등 4개 분과위원회를 두며 각 분과엔 민간전문가와 고위공무원 30명씩 총 120명이 참여한다. 내년 예산은 27억 원으로 책정했으며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에 31명으로 구성된 사무국 성격의 지원단을 두고 있다. 지원단은 최근 △사회적 합의 도출 △정책 조정 △사회통합 저해요소 모니터링 등 3대 중점과제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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