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노조법 처리이후 여야 지도부 6인6색 손익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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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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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 존재감 입증못한 정몽준, 당직개편등 승부수 고심
중립… 비주류 위치확인 박근혜, 특별한 손해-이득 없어
미소… 법안전쟁 2승째 안상수, 강성이미지 각인은 손실
궁지… 명분-실리 놓친 정세균, 조기전대론 벌써 불거져
울상… 최대타격 협상파 이강래, 강경파 비난직면 불가피
소외… 뉴스 핵심서 제외 이회창, 세종시 주도권잡기 모색


예산국회가 마무리되면서 여야 지도부의 손익 평가에 대해 뒷말이 많다. 여야 지도부가 새해 정국의 주도권을 둘러싼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예산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 한나라당

▽‘존재감’ 없었던 정몽준=정몽준 대표는 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을 개방해 몰려든 의원과 당직자들을 맞아 2010년 예산안과 노동관계법 처리를 축하하는 덕담을 나눴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번 예산정국의 고비마다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정 대표 주변에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차라리 2, 3월경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대표직을 걸고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연초에 당 주도권을 쥐려고 당직 개편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당 주류 측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이다.

▽법안전쟁 2승째, 안상수=안상수 원내대표는 지난해 7월 미디어관계법 처리에 이어 새해 벽두에 예산부수법안과 노동관계법을 처리해 ‘법안전쟁’에서 2승을 올렸다. 당내에선 여야가 사활을 건 예산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 전선에서 원내 리더십을 확고히 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이런 평가는 후반기 국회의장이나 차기 당 대표 출마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큰 정치를 위한 이미지 설정 노력에는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합리적인 타협의 정치보다는 ‘정면 돌파’를 선호하는 강성 이미지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조용히 당론 따른 박근혜=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과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론에 따라 차분히 표결에 참석했다. 당무와 원내 업무는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가 주도하는 만큼 나서지 않겠다는 평소 생각에 따른 처신이었다. 이런 모습은 세종시 논란 때와는 대조적이다. 박 전 대표는 현재까지 지방선거 지원이나 정기 전당대회 참여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수도권의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올 지방선거는 워낙 중요해 (조기전대를 통해) 박 전 대표가 책임지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명분과 실리 놓친 정세균=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4대강에 매몰돼 예산국회의 기능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명분(국회절차 존중하기)도 실리(4대강 예산 저지)도 못 챙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정 대표 측은 “1차적 책임은 원내 문제를 전담하는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있다”며 예봉을 피하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최선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새해를 맞아 강한 ‘지도부 개편 요구’가 없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당내 문제제기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비주류 진영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카드로 정 대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비주류 초재선 모임인 ‘국민 모임’이 1월 중순 개최할 토론회가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차 책임론 부담스러운 이강래=이강래 원내대표는 특유의 협상지속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당내 강경파를 설득했지만, 결국 한나라당 안 원내대표에게 밀린 형국이 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31일 “안상수 대표가 노동법만큼은 절대, 절대 강행처리 안 한다고 했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을 두고 ‘당했다’는 꼬리표를 붙이는 의원들이 있다. 다만 “여당의 거짓약속을 왜 야당 원내대표가 책임지느냐”고 두둔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인터넷에 뜬 ‘예산안 통과 직후 한나라당 지도부와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 몇 장은 이 원내대표에게 부담이 될 듯하다. 이 원내대표 측은 “늘 하는 악수를 했고, 쓴웃음을 지었을 뿐이다. 뭐가 좋아서 한나라당 지도부와 그랬겠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논의자체에서 소외된 이회창=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예산 정국의 중심에서 밀려난 게 뼈아픈 손해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 정국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지금은 ‘야만의 국회’”라고 비난했지만 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이 총재는 11일 정부의 세종시 대안이 나온 뒤 벌어질 논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이어 외부인사 영입 등의 방법으로 교섭단체 구성방법을 모색하면서 2월 전당대회를 통해 큰 틀의 정당개혁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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