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박근혜 직접 설득 나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7일 03시 00분


친이핵심 “세종시 수정안 반응 좋으면 만나서 이해 구할수도”
친박 “만나도 소득 없을 것”… 靑, 회동 추진설 공식부인

정부가 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여권에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여론의 향배를 가르는 열쇠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주로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공감대가 확산되는 추세다.

당 지도부에 속한 친이계 의원은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만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회동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도 “세종시 문제로 당이 분열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남은 임기를 이끌고 가야 할 대통령이나 차기 대선 기반을 다져야 할 박 전 대표 모두에게 득 될 게 없다. 여기에 두 사람이 만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친박계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서로의 견해차만 확인하는 자리라면 회동 자체가 갈등의 골만 깊게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6선으로 친박계 최다선인 홍사덕 의원은 “원안과 타협이 가능한 수정안이 나오지 않으면 (회동이 성사돼도) 양측의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임한다면 두 사람의 회동에서 당청 모두에 생산적인 방안이 논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얘기가 왜 자꾸 나오는지 모르겠다. 추진하는 것도 없고 얘기되는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친이계의 한 핵심 의원은 “수정안 발표 이후 두 사람이 만나는 방안을 청와대가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수정안을 내놓고 충청지역 민심 설득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 그 결과를 가지고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만나 양해를 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4일 대구시당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뒤 5일 상경해 세종시 수정안 발표와 관련된 대응방향 등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4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뢰와 화합’을 강조했다. 당 안팎에선 “정부가 세종시 원안 추진 약속을 지키면 화합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