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일 행정부처(9부 2처 2청)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전면 폐기하는 대신 세종시에 삼성 한화 웅진 롯데 등 대기업과 고려대 KAIST 등 대학을 유치해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바꾸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세종시에 유치해 2015년까지 중이온가속기, 기초과학연구원, 융복합연구센터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당초 2030년까지 예정된 개발 완료시기도 2020년으로 앞당겼다. 투자액은 과학비즈니스벨트(3조5000억 원)와 기업투자(4조5000억 원) 등 8조 원을 추가해 원안의 2배에 가까운 16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11일까지 투자유치 내용이 확정된 액수는 10조3674억 원에 이른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시 발전방안(수정안) 발표문에서 “개인이든 국가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러나 과거의 약속에 조금이라도 정치적 복선이 내재돼 있다면 뒤늦게나마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나라를 생각하는 지도자의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에는 삼성 한화 웅진 롯데 SSF(오스트리아) 등 5개 기업이 2020년까지 4조5150억 원을 투자해 2만2994명을 고용할 예정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특히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LED 등 5개 계열사가 태양광발전, 연료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데이터프로세싱, 콜센터,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할 예정이다. 고려대와 KAIST는 각각 6012억 원과 7700억 원을 투자해 대학원과 이공계 연구기능 위주의 캠퍼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은 순수한 정책사안으로 정치현안과 구분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우리 국민은 국가 이익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미 할 말씀을 다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4개 야당은 “세종시 백지화 음모이자, 알맹이만 뺀 껍데기 정책”이라며 수정안 발표에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과 선진당은 정 총리 해임결의안을 곧 국회에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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