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세종시 홍보” 반발… 국정보고회 멈추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6일 03시 00분


與 첫행사때 집단퇴장 파행
장광근 “갈등속에 강행 안해”

한나라당이 14일 충남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당을 돌면서 진행하는 국정보고대회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정보고대회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홍보와 맞물려 추진되자 친박(친박근혜)계와 일부 중립 성향 시도당위원장들이 대회 개최에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4일 충남 천안에서 처음 열린 대회에선 친박계인 김태흠 보령-서천당협위원장이 “우리가 총알받이를 해야 하느냐”며 당원들과 집단 퇴장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보고대회는 당원들이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단합하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하는데 계파 간 미묘한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그런 갈등만 더 악화시킨다면 굳이 강행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정몽준 대표 등이 참석하는 최고위원회의에 공식 보고한 뒤 (대회를 계속할지 중단할지) 최종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앞으로 남은 대회에 친박계 시도당위원장의 지역이 많은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세 서울시당위원장은 친박계에 가까운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유기준(부산) 서상기(대구) 이경재(인천) 김태환 위원장(경북)은 확실한 친박계다.

권영세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론이 변경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그런 국정보고대회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시당에 지시했다”며 “20일(강남권)과 25일(강북권)에 여는 대회에는 김성조 정책위의장만 초청해서 세종시 문제가 아닌 남북문제와 경제정책 등을 당원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기 대구시당위원장은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에 가서 홍보를 한다면 몰라도 시당 차원의 행사는 열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재 인천시당위원장도 “21일 대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지도부가 세종시 홍보를 하겠다면 열 수 없다는 뜻을 중앙당에 전달했다”고 했다.

반면 한나라당의 현역 지역구 의원이 없는 호남과 제주지역 시도당에서는 “세종시 얘기만 나오는 자리도 아니고 정부 여당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며 대회 개최를 바라고 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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