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순방길 ‘큰딸-외손녀 동행’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7일 03시 00분


野 “세금사용 안돼… 여행비 국가 반납해야”
靑 “印 초청으로 가족동반… 자비로 부담”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오른쪽)가 26일 큰딸 주연 씨(왼쪽), 손녀(왼쪽에서 두 번째)와 함께 인도 뉴델리에 있는 산스크리티 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인도, 스위스 순방에 딸과 손녀가 동행한 것을 비난하며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뉴델리=안철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오른쪽)가 26일 큰딸 주연 씨(왼쪽), 손녀(왼쪽에서 두 번째)와 함께 인도 뉴델리에 있는 산스크리티 학교를 방문하고 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인도, 스위스 순방에 딸과 손녀가 동행한 것을 비난하며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뉴델리=안철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 스위스 순방에 큰딸인 주연 씨(39)와 외손녀(11)가 동행하고 있어 야당이 26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대통령 내외와 같은 객실에 묵으며 25일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산스크리티 학교 방문에 동행했고 26일엔 인도 공화국 선포 60주년 국경일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부 공식 일정에 동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스위스 방문까지 6박 7일간 동행할 예정이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논평을 하겠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특별기의 비용을 대는 것은 국익을 위한 정상외교를 위해서지 대통령의 딸과 외손녀의 해외여행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고 여행비용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인도 정부가 국경일 행사가 열리는 만큼 가족도 함께 와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항공료와 호텔비 등 경비는 자비로 부담토록 돼 있다”고 말했다. 주연 씨 등은 인도에선 이 대통령과 같은 객실을 쓰지만 스위스에선 별도 객실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 씨는 2008년 이 대통령의 페루 방문에 동행했을 때도 사후 정산을 거쳐 자비로 경비를 부담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정상외교에서 대통령의 가족 동반은 국제관례에서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2008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도 한국과 중국 등을 순방할 때 딸과 동생 부부가 동행했다”며 “기초적인 사실 확인 없이 정치공세를 편 데 사과해야 할 것이다”고 반박했다. 주연 씨는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독립해 살고 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뉴델리=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李대통령, 인도 국경일 행사 주빈 참석

印 우호관계 대내외 표방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인도 공화국 선포 60주년을 맞아 뉴델리 대통령궁 앞 중앙도로에서 열린 국경일(Republic Day)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은 1950년 1월 26일 연방제와 민주주의를 골자로 하는 헌법이 발효됨으로써 인도가 영 연방 자치령의 지위에서 탈피해 공화국으로 재탄생한 날로 인도 정부는 매년 성대한 행사를 치러 왔다.

인도는 1975년부터 특별한 우호관계에 있는 국가의 원수 또는 정부 수반을 행사 주빈(Chief Guest)으로 초청해 왔다. 이를 통해 초청 대상국과의 전략적인 관계 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표방했다. 2007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08년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지난해엔 인도와 지리적으로 전략적 관계에 있는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프라티바 파틸 인도 대통령과 함께 사열대에서 인도 육해공군 부대와 낙타부대 복장으로 치장한 국경수비대의 행진, 전통 문화 가장행렬, 오토바이 묘기 등을 지켜봤다. 이 대통령은 이어 김명보 인도 한인회장 등 동포 200여 명과의 간담회에서 한-인도 우호관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동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더욱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제1야당인 인도인민당의 수시마 스와라지 대표를 접견했다. 스와라지 대표는 “한국 기업이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주기 바란다”며 “야당이지만 국익을 위해서는 장애물이 될 생각이 없다. 경제나 외교에 여야는 없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3박 4일간의 인도 방문을 마치고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해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함께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면담할 계획이다.

뉴델리=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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