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설 민심' 잡아라… MB-박근혜, 충청도 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9일 03시 00분


■ 李 대통령 방문설 솔솔
“언제가 됐든 직접 대화”… 친이계 핵심들 잇단 발언

■ 朴전대표 靑에 촉각
공식적으론 “방문계획 없어”… 측근 “가능성 완전배제 못해”

정부가 27일 세종시 수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정치권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충청권 방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세종시 여론전의 열쇠를 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직접 충청권을 방문할 경우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찬반 여론이 출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충청권 방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청와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28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충청권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대화 기회는 분명히 가지시리라 본다. (다만) 그 시기가 설(연휴) 전이냐 후냐, 또 어느 시점이 될 것이냐는 것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설 전에는 외국 방문 후 연장되는 국정 현안이 많아 조금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은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사무총장이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만큼 그의 발언은 당청 간 물밑 교감 아래 나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친이계의 한 핵심의원은 “대통령께서 어떤 방식으로, 언제 가실지는 미정이지만 설 연휴 전 방문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 민심이 세종시 여론전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친박계와 야당이 다음 달 4일 시작될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 비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포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설 연휴 전 충청권 방문만 한 승부수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인도와 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30일 귀국한 후 설 전에 기자회견이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충청권을 방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가 들어설 충남을 곧바로 방문하기보다는 설 연휴 전에 시도 업무보고 형식으로 충북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 충북을 가봐야 무슨 이득이 있느냐’는 주장과 ‘충남보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충북을 방문해 외곽부터 설득하자’는 안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한편 친박 진영 일각에선 박 전 대표도 설 연휴 전에 충청권을 방문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친박계의 한 핵심인사는 “다음 달 7일경 박 전 대표가 충청권을 방문해 주민들을 만날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게 사실”이라며 “박 전 대표의 결정이 남았지만 설 연휴가 세종시 민심 추이에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방문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28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모교인 서강대 주최로 열린 행사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법의 원래 취지(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균형 발전)에 맞게 돼야 한다. (세종시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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