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 우다웨이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우다웨이, 한반도 특별대표로

중국을 방문 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10일 중국 측과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을 포함한 회담 조기 재개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 정부의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전 외교부 부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라며 “양측은 북-중 관계와 북핵 6자회담 및 공통 관심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9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김 부상의 방중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10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 부상과 차석대표인 이근 외무성 미국국장 일행은 9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후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해 중국 측 6자회담 대표단과 회담했다. 10일에는 중국 외교부에서 회담을 이어갔다.

양측은 북한이 주장해온 평화협정 체결과 대북제재 해제라는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떠한 구체적인 사항을 두고 협의 중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측은 우선 중국 측에 대북제재 조치를 결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만큼 이 조치의 해제 또는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북측의 제안에 대한 중국의 의견을 듣고 협조를 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 참가국들의 의견을 전하고 북측에 좀 더 유연한 자세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북-중 양측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이날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전 외교부 부부장을 한반도 특별대표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서 “우다웨이를 중국 정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로 임명하고 6자회담과 관련 업무를 주관케 했다”고 전했다.

우 전 부부장이 특별대표로 임명됨에 따라 주한 중국대사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양허우란(楊厚蘭) 한반도 및 북핵문제 전권대사를 아래에 두게 됐다. 중국 정부가 한반도 특별대표를 임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우 전 부부장이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자리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우 전 부부장을 한반도 특별대표로 임명한 것은 스티븐 보즈워스를 대북정책특별대표로 하고 그 아래에 성 김 대북특사를 6자회담 수석대표로 둔 미국을 본뜬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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