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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동아논평] MB와 박근혜의 빗나간 멍군장군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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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1 17:00
2010년 2월 11일 17시 00분
입력
2010-02-11 17:00
2010년 2월 11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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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저는 솔직히 일 잘하는 사람을 밀어주고 싶어한다"고 말하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잘 되는 집안은 싸우다가도 강도가 오면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라고 말하자, 박 전 대표는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서 강도로 돌변하면 그 땐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습니다.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두 사람의 말을 서로 연결시키면 마치 세종시 문제를 놓고 서로가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전후 맥락을 따져 보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충북도청에서 있은 충북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 것입니다. 전체 발언록을 살펴보면 앞의 말은 정우택 충북지사가 2년 전에 충북을 '경제특별도'라고 지칭한 것을 화제로 삼아 충북도의 발전에 대해 얘기하다 한 발언입니다. 비록 지방정부의 책임자라 하더라도 사고가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정치적 계산보다는 경제적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의 발언으로 보는 게 옳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이를 차기 대권구도와 연결시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해 한 발언으로 해석해 보도했습니다. 그 바람에 박 전 대표가 발끈했고, 이 대통령의 강도 발언까지도 곡해하는 오류를 범했습니다. 사실 대통령의 강도 발언은 경제위기 때를 비롯해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외부세계의 도전이 극심한데 우리끼리 내부에서 싸움이나 해서야 되겠느냐는 취지입니다. 전후맥락을 살펴보면 딱히 세종시 문제나 박 전 대표를 겨냥해 의도적으로 한 발언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발언을 왜곡한 언론도 문제지만, 박 전 대표의 이번 대응도 경솔한 측면이 있습니다.
말은 잘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하면 독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어 다르고, 아 달라서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남의 말을 전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그 집 애완견 참 멋있게 생겼더라"라고 말했는데, "그 집 애완견 참 맛있게 생겼더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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