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정일 생일 맞아 음식점들 경쟁적으로 선보여
외화벌이 위해 양식했다 수출길 막히자 북한서 소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68회 생일인 2월 16일을 맞아 평양의 유명 식당들이 이색적인 요리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북한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14일 평양 옥류관에서 희귀한 자라요리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자라요리는 자라탕, 통자라찜, 자라붉은즙, 자라죽, 자라튀김과 함께 자라심장 자라간 자라알을 이용해 만든 자라회 등이 있으며 ‘입맛도 눈맛도 으뜸’이어서 ‘평양소주’와 함께 먹으면 더 맛이 난다”고 선전했다. 옥류관에서는 자라요리뿐 아니라 철갑상어요리도 이미 시작됐으며 앞으로는 왕개구리요리와 연어요리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본래 50년 전통의 냉면 전문집이었던 옥류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색요리 전문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자라와 철갑상어, 왕개구리, 연어 외에도 메추리 전용관도 이미 운용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14일 “김 위원장의 생일과 설명절을 맞아 평양 약산식당이 타조요리 전문식당으로 새로 꾸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북한의 이색요리 선전은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지방 주민들에게도 생뚱맞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방에선 아직 식량난도 극복하지 못해 아사자가 나오는 실정에서 평양의 상류층과 부유층은 별미요리를 즐기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한의 이러한 이색요리 뒤에는 외화벌이 정책의 실패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 숨어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타조, 자라, 철갑상어, 왕개구리 모두 북한이 외국에 수출해 외화를 획득하려던 주력 품목이기 때문이다.
타조만 봐도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수만 마리를 키울 수 있는 18만 평의 방대한 현대적 목장이 2002년 평양 순안구역에 조성됐다. 고기와 털, 알 등을 해외에 팔아 노동당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는 한국에도 수출하려 했다. 하지만 북핵 사태가 불거진 뒤 수출 길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북한이 기적으로까지 묘사한 철갑상어 양식 성공도 외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다. 이 밖에 왕개구리는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자라는 일본과 중국 모두를 겨냥해 양식했지만 양식을 시작했을 때와 본격화됐을 때의 상황이 변했다.
결국 북한은 해외에서 종자를 사와 사람들이 먹는 식량보다 비싼 사료를 먹이고 비싼 전기를 투입해 기른 외화벌이용 생산품을 평양의 식당들에라도 풀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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