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빨치산 교육 무죄판결 역사에 죄짓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19일 03시 00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18일 중학생 제자들을 빨치산 추모행사에 데려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간부에게 1심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의 기본이 되는 정통성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린다면 역사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빨치산이 통일애국열사라면 당시 이들과 대치했던 우리의 군과 경찰은 어떤 존재가 되느냐. (무죄 판결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또 “해당 교사의 집에서 북한군 혁명가요를 암호로 베낀 것에서부터 주체사상이 진보적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는 글들이 나왔다고 한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잘못된 교육을 펼친다면 우리의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17일 전주지법 형사1단독 진현민 판사는 비전향 장기수와 학생 간 좌담회를 주선하고, 학생과 학부모 180여 명과 빨치산 추모 행사에 참가한 전교조 소속 전 교사 김형근 씨(51)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는 이 판결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교사가 중학생들에게 북한 체제를 옹호하고 김일성 부자를 찬양한 것이 어떻게 모조리 무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도 “일련의 좌편향 판결로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데 어제 판결이 결정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시국사건 몇 건을 갖고 사법부를 개혁한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려우며, 권력이 개별 사건을 놓고 압력을 가하는 것이야말로 사법에 대한 위기”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회는 18일 본회의를 열어 사법제도개혁특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사개특위는 앞으로 대법관 증원, 경력 법관제 등을 포함한 사법부 개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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