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로 6·2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19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기초단체장 출마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나선 가운데 지방선거에 나설 공무원들은 다음 달 4일까지 사퇴해야 하는 등 선거전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여야는 이달 말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늦어도 4월 말까지 후보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특히 여야는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민공천배심원단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후보자 공천 과정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경제안정론’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선거 구도를 뒤흔들 변수를 점검해 본다.》 <1> 회고론 vs 미래론 野 “4대위기 초래”… 與 “경제성장 기대”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명박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국가재정 등 4대 위기를 초래했다”며 “지방선거를 통해 이를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역대 정부의 임기 중후반에 실시된 1995년, 2002년,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권은 참패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인재영입위원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지역도 안심할 곳이 없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가 평가 성격의 회고적(retrospect) 투표가 아닌 미래지향적 투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기 3년차를 맞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50%대에 육박하는 추세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21일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응답자의 49.2%였다”고 밝혔다.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21일 “이번 선거는 경제 성공세력 대 경제 발목세력의 싸움”이라며 “경제가 계속 좋아지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큰 점은 한나라당에 기회 요인이다”고 말했다. <2>여야 지지율 격차 與 지지율, 민주당의 2배… “붙어 봐야” 동아일보가 설 연휴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37.4%로 민주당(21.7%)을 15.7%포인트 앞섰다. SBS가 18, 19일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선 한나라당이 40.4%로 민주당(18.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한나라당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은 21일 “국민참여당 창당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정확히 국민참여당의 지지율만큼 하락했다”며 “반면 한나라당은 대선 직전 지지율이 가장 높았을 때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지율이 지방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현재 지지율 조사 결과는 여당은 ‘버블’, 야당은 ‘디스카운트’”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두 번의 재·보궐선거에서도 당 지지율은 한나라당보다 낮았지만 결과는 우리의 승리였다”며 “10%까지도 오차가 생기는 것을 감안해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3>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땐 파괴력 상당… 순탄치는 않을 듯 이번 지방선거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5월 23일) 직후 치러진다는 점에서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야당마다 셈법이 크게 달라 실제 단일화까지 이르는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광역단체장 후보는 경쟁력 위주로 단일화하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회는 각 정당의 지지율에 따라 공천 지분을 배분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21일 성명에서 유 전 장관을 겨냥해 “연대를 외치면서 신당 창당을 함으로써 분열을 하고 지분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학)는 “이번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부 임기 딱 중간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중간평가의 속성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간평가가 꼭 부정적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대통령이나 여당의 지지도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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